청송의 물맛을 그대로 맛 볼 수 있는 ~ 달기약수닭백숙
그 옛날 김 유신 장군이 백제와의 오랜 전쟁 중 마침 집 앞을 지나쳐 전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잠시 말을 멈춘 그는 종자를 시켜 집에 가서 물을 떠오라 했는데 ‘우리 집 물맛은 예전 그대로구나’하고는 바로 전장으로 떠났다고 한다.
집집마다 물맛이 달랐던 시대가 있었고, 그 물맛 만 으로 집안의 평안과 안녕을 가늠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옛 선조들은 강물마다 물맛이 다르고, 고을 마다 물맛이 다른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맛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기에 항시 음식이나 술을 평가할 때 “물맛이 좋아서”라고 토를 달곤 했다.
요즘은 세계 각국의 온갖 화려한 요리와 각종 향신료에 우리들의 혀가 길들여진 탓에 정작 그 맛의 뿌리인 물맛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지만, 청송에 가면 청송 물맛을 확실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달기약수 백숙’이다.
달기약수는 한양에서 철종 때 금부도사를 지낸 청송사람 권 성하가 낙향해 이곳 부곡리 마을사람들과 함께 수로 공사를 하던 중 발견한 약수터이다.
원탕인 하탕을 비롯해 중탕, 신탕, 상탕 등이 있는데 처음 발견 했을 당시 ‘꼬록꼬록’ 소리를 내며 물이 솟아났다고 한다. 그 소리가 꼭 닭 우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하여 처음에 달계약수라 이름 붙였다가 후에 달기약수로 바뀌었다.
달기약수 물은 강수량과 관계없이 사계절 수량이 일정하고 겨울에도 얼지 않으며, 철분과 탄산이 다량 함유되어 예로부터 위장병, 신경통, 빈혈 등에 좋다고 전해진다.
‘달기약수백숙’은 아무런 양념이나 향신료를 넣지 않고 그냥 닭고기를 통째로 약수에 삶아낸다.
청송 달기약수의 영험을 기원하는 영천제를 그 유래로 보는데, 주민들은 단오날을 전후로 약수터 물이 항상 넘치도록 솟아나게 해준 지신에게 감사하며, 백숙을 끓여 제상에 올리고, 제사가 끝나면 나눠 먹었다고 한다.
달기약수 백숙은 약수의 철분성분으로 인해 짙은 녹색을 띄는 것이 특징인데, 닭고기의 담백한 맛과 약수의 쌉쌀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되살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인삼과 당귀, 천궁, 강황, 두충, 오가피, 하수오 등 청송지역 특산인 다양한 한약재를 넣고 고아내면 훌륭한 약선음식으로서 한방백숙이 되고, 가을철 송이와 함께 고아내면 향이 좋은 송이백숙이 된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느 것이라도 맛이 좋다.
청송 달기약수의 물맛이 좋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