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불고기와 백숙을 한번에~ 신촌닭불백숙
그 옛날 청송에 부임하는 관리들은 들어갈 때 울고, 떠나올 때 운다는 말이 있다.
들어갈 때는 처음 대하는 첩첩산중의 오지 풍경에 울고, 또 떠나올 때는 인심 좋은 그곳 사람들과 정이 들어 운다는 것이다. 그만큼 청송은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고, 인심까지 좋은 고장이었다.
청송은 내륙산간 오지에 위치하여 예로부터 외부와의 교통이 원활치 않았던 만큼 아직도 때 묻지 않은 천연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주왕산 국립공원이다.
중국당나라에 반기를 들었다가 대패하고 이곳 주왕산에서 숨어 살았다는 주왕의 전설로 가득한 주왕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눈길 닿는 곳 어디에서나 하늘로 우뚝 솟은 바위절벽이 병풍을 이루고 그와 어우러진 숲을 볼 수 있어 장관이다.
주왕산 자락에는 주왕산의 정기를 받은 이름난 약수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신촌약수이다.
옛날 영덕에서 생산되는 고등어, 해산물 등은 내륙 안동의 채거리 장터로 가져다 팔곤 했는데, 그 유일한 경로가 지금의 34번 국도였다. 이 길에는 황장재, 가랫재와 같은 높은 고개가 많아 우마차꾼들과 등금쟁이(등짐장수)들은 새벽부터 함께 모여 길을 나섰는데, 어느날 황장재를 넘다가 도적을 만나 혼비백산 도망친 한 상인이 몸에 상처를 입고, 기진맥진하여 쓰러졌다가 “뽀글뽀글”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빨간물이 솟아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물이 신기하여 마셔보니 톡쏘는 특이한 맛이 있고, 상처에 발랐더니 지혈이 되고 피가 멎었다.
그때 이 상인이 발견한 물이 바로 지금의 ‘신천약수’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신천약수의 모습]
조선조 말 조정에서 전국의 약수를 취검 한 일이 있는데, 당시 이곳 약수물이 가장 무겁고 맛이 독특했다는 보고가 있으며,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빈혈, 위장병, 피부병, 부인병에 효험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예로부터 서민 보양식품으로 널리 애용되어 오던 닭백숙이 이곳 청송, 신천약수터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으니 이를 가리켜 ‘신촌닭불백숙’ 이라 부른다.
‘신촌 닭불백숙’의 특징은 신촌약수로 만든 닭백숙과 닭 불고기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닭 불고기는 떡갈비에 가까운 모습으로 뼈를 발라낸 닭 가슴살을 다져 고추장과 간장 등 10여 가지 양념에 버무린 다음 하루정도 숙성시켜 부침개처럼 넓게 펴서 석쇠에 구워낸다. 기름이 쏙 빠진 닭 불고기 한 점을 떼어 거친 배추 잎에 마늘과 고추를 얹고 쌈 싸먹으면 맵싸하면서 토속적인 불고기 맛이 일품이다.
이것을 먹고 나면 신촌 약수로 끓여낸 닭백숙이 나오는데, 신천 약수 특유의 자극미를 싫어하는 사람도 육질이 연하고 맛이 탁월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신촌 약수탕 일대 30여 곳의 음식점에서 맛을 볼 수 있다.